여기 조금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곳이 있다.

우리는 술을 파는 곳을 [술집], 국밥을 파는 곳을 [국밥집], 커피를 파는 곳을 [카페] 편의를 제공하는 곳을 [편의점] 이라고 부르며 살아왔다.

카테고리 안에 브랜드들을 채워두고 술이 생각날 때, 국밥이 생각날 때, 커피가 생각날 때 하나 하나씩 꺼내 먹었다.

룰루랄라하이볼은 무엇이 우리를 헷갈리게 할까?

이곳의 문을 열고 입장하면 처음 마주하는 장면은 모두가 술을 서서 마시고 있는 모습과 잠시 밖에서 망설이다가 결심하고 들어가게 되면 벽면에 아주 크게 “we have no wi-fi so chat to one another.”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옆 사람과 이야기하며 미소 짓고 있는 사람과 책을 읽고 있는 사람도 있고 노트북을 펼쳐 놓고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대형 커피숍 에서나 보던 광경이 놀랍게도 이곳에서 펼쳐진다.

주변 상권, 맛집들을 소개해놓은 광고판부터, 알아두면 유익할만한 팁들까지, ‘우리가게 많이 좋아해주세요.’ 의 느낌보다는 ‘들어온 김에 하이볼 한잔 하고가!’ 를 외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물씬 든다.

조금 딱딱해진 우리 하루를 조금은 유연하게 풀어주는 이 오아시스 같은 곳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술집? 샘터? 살롱? 안내소?

그리고 논현동의 이런 [편의방]이 우리집 근처에도 생긴다면 나의 [오늘하루]는 어제와 어떻게 달라져있을까?